아직도 손바닥에 미적지근한 온도가 남아 있다. 기합을 넣는다는 비과학적인 행위에 말려들고 만 손바닥이다. 늘 얼음장처럼 차거나 과부하 탓에 불덩이처럼 달아오른 금속만 만졌던 손에 타인의 체온은 꽤나 부담스러운 것이었다. 다시 오랫동안 혼자가 될 처지에 이런 어중간한 온기는 독이 될 뿐인데 말이야. Dr. M2는 문득 키요마로가 잡아끌었던 손목으로 시선을 돌렸다.
방식은 다소 거칠지만 키요마로는 따뜻한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혼자 겉도는 마물을 방치하는 대신 사람들 속으로 끌어들일 만큼. 하지만 말이야, 키요마로쨩. 나는 너보다도 훨씬 긴 세월을 혼자 비뚤어진 노인이라고. 이제 와서 사는 방식을 바꾸는 게 쉽지는 않을 거다. 그러니 네 의사는 무시하고 다시 너를 데리러 가는 거겠지……. 시공간 좌표의 오차 수정을 마치고 의자에 몸을 묻은 Dr. M2는 손을 뻗어 ‘4대째’를 툭툭 건드렸다.
언제나 Written by 웡루키
4대째는 사실 언제, 어떤 경위로 손에 넣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물건이었다. 단지 우연히 발견한 4대째를 주워들었을 때 이 물건의 제작자가 인간계의 타카미네 키요마로라는 것만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키요마로는 인간치고는 마계에서도 유명했다. 마왕의 파트너니 그럴 법도 했다. IQ 190의 천재가 전격으로 유명한 ‘벨’ 가문의 꼬마를 왕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는 마계의 변두리에 살던 Dr. M2에게도 전해질 정도였다. 그리고 조금 신경 쓰이는 정보도 함께 전해지고 있었다.
[타카미네 키요마로는 단명했다].
벨의 이름을 잇는 왕이 즉위한 지 마계시간으로 약 1년, 인간계의 시간으로 약 10년 만의 일이었다. 이유는 마물 싸움에서 육신에 축적된 데미지 때문이라던가. 왕위가 결정된 시점에서 웬만한 상처와 싸움의 흔적은 씻은 듯이 사라진다지만, 키요마로의 경우는 특별했다고 들었다. ―그는 마물 싸움 중에 한 번 죽은 일이 있었다. 응급처치를 하고 파우드의 회복액을 쏟아 부어 되살아났다고는 해도 ‘죽었던’ 몸에 남은 데미지는 마계가 어찌 할 수 없는 영역의 것이었던 모양이었다. 단지 마물 하나를 왕으로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다 서른이 되기도 전에 죽어버린 비운의 천재에 Dr. M2는 혀를 찼다. 그딴 의미 없는 일로 죽을 바엔 내 파트너가 되어 마과학을 발전시키는 게 훨씬 유익하잖아? 그래서 Dr. M2는 ‘한 번 죽기 전의 키요마로’를 데리러 가자고 처음 마음을 먹었다.
짝이 되는 마물을 왕으로 만들 정도의 유대다. 키요마로를 설득하는 일이 쉽지 않을 거라고는 예상하고 있었다. 갓슈가 왕이 된다는 사실을 숨기고 강압적으로 끌고 가려고 한 이유는 거기에 있었다. 하지만 키요마로가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모습을 코앞에서 볼 땐 쓴웃음이 나왔다. 키요마로는 미래의 왕에게 지극정성이었다. 파트너가 영면에 들었다는 소식에 왕이 은둔생활을 시작했다고 들었을 때 Dr. M2는 왕을 솔직히 한심한 응석받이라고 생각했었다. 이래서 꼬마들을 왕으로 올리면 안 된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제 눈으로 키요마로를 보고 나니 갓슈의 심정도 나름 절절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저런 파트너가 사라지면 어린애가 아니라 노인네라도 가슴이 무너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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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마계에서 그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던 마왕 갓슈․벨을 보았을 때 Dr. M2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인간계에서 본 작은 꼬마는 이제 어엿한 성인의 모습을 갖춘 채 그늘진 얼굴로 Dr. M2에게 말했다.
“키요마로는 잘 보고 왔는가.”
“그래, 아주 기가 세고 건강하더라.”
갓슈는 그 말에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머릿속에 키요마로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감상에 잠긴 갓슈를 기다려 줄 마음은 콩알만큼도 없는 Dr. M2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래서, 무슨 일로 은둔 중인 마왕께서 이 누추한 곳까지 홀로 오셨지?”
“자네 성격 나쁜 건 여전하구만.”
갓슈의 말에 Dr. M2는 우효효효 하고 괴상한 웃음소리를 터트렸다. 그리고는 대뜸 너는 좀 음침하게 변했군, 하고 이죽거렸다. 부정할 수는 없네만 자네보단 낫지 않나 하고 가볍게 받아친 갓슈는 Dr. M2에게 차분히 말했다.
“시공의 원리라든가 타임 패러독스 같은 건 잘 모르겠지만, 자네가 과거의 인간계로 출발하기 전까진 내게 자네에 대한 기억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네.”
“그래서? 이제 생각났으니 노인공경 차원에서 연구비에 지원 좀 해주겠다는 얘기라면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그 얘기라면 나 혼자 결정할 일은 아니니 다른 이도 데려왔을 걸세.”
“아, 뭐……. 그럼 지금 네가 할 말을 알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가볍게 이맛살을 찌푸린 Dr. M2에게 갓슈는 조금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의 존재를 ‘기억하게’ 된 순간 자네에게 부탁할 일이 생겼네. 과거의 키요마로를 또 한 번 데리러 가주지 않겠나?”
Dr. M2는 저도 모르게 끙, 하고 앓는 소리를 냈다. 나 방금 전에 키요마로쨩에게 차이고 왔는데.
“키요마로쨩은 싫어할 걸. 다시 데리러 간다고 훌쩍 올 애면 벌써 왔겠다. 걘 널 왕으로 만든 애야. 웬만해선 어린 네 곁을 떠나지 않을 거라고.”
“……그야 그렇지만 키요마로가 싫다고 해도 데려와주게.”
대놓고 납치 사주까지 받은 Dr. M2는 질린 표정으로 갓슈를 바라보았다. 빌어먹을, 이 놈 진심이야. 어중간한 설득은 먹히지도 않겠군. Dr. M2는 고개를 두어 번 절레절레 젓고는 갓슈에게 말했다.
“말해두겠는데, 내가 마계로 키요마로쨩을 데려오면 지금의 넌 사라질걸. 키요마로쨩이 널 왕으로 만든 거니까. 얼마 전의 나였다면 왕이고 뭐고 안면도 없었으니 그래도 상관없었지만 지금은 좀 마음에 걸린다고. 난 바로 몇 분 전까지 네 어릴 적 얼굴을 보고 왔단 말이다.”
“키요마로가 죽는 것보단 낫네. 왕이 아닌 나라도 키요마로와 함께 할 수는 있을 테니.”
“그거야 잘 풀릴 때 얘기고. 이상한 놈이 왕이 돼 널 소멸시키면 어쩔 거냐.”
“…….”
가만히 입을 다무는 갓슈를 보고 Dr. M2는 ‘그러니까 허튼 생각 그만하고―’ 따위의 설교를 하려다 곧 숨을 헛 삼켜 쿨럭쿨럭 크게 기침했다.
“너 설마 키요마로쨩이 살 수만 있으면 네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는 거냐.”
갓슈는 대답하는 대신 시선을 피했다. 파트너를 위해 자신마저 포기한다는 건 마물들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왕으로서는 떳떳치 못한 생각이었다. 그래서 혼자 왔나. Dr. M2는 허, 하고 헛웃음을 뱉었다.
“너 키요마로쨩의 죽음에 어지간히 얽매여 있구나.”
“……눈앞에서 죽은 걸 본 일이 있네. 구해낼 수도 없었지. 키요마로가 죽는 건 지긋지긋하네. 그 한 번이면 족했단 말일세.”
Dr. M2는 키요마로가 두 번째 죽음을 맞았다는 이야기에 갓슈의 안에서 무언가가 망가졌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애써 묻어둔 트라우마가 한 순간에 폭발했겠지. 그 와중에 키요마로를 죽음에서 도망치게 할 방법이 ‘기억나게’ 된 것이다. Dr. M2가 한 번 시도했던 방법이었다.
“그러니 몸에 치명적인 데미지가 축적되기 전의 키요마로를 데려와 주게.”
“……만약 마계에 네가 없으면 인간인 키요마로쨩은 누가 지켜주겠냐.”
“내가 없으면 내 동료들이, 내 동료들이 없으면 자네라도 지켜주겠지. 자네가 없으면 키요마로가 어떻게든 스스로를 지키며 살아갈 걸세. 키요마로는 심지가 굳고 똑똑하지 않은가.”
신앙처럼 흔들림 없는 믿음이었다. 저 아이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태양이고 해바라기로군. Dr. M2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꽃을 갓슈에게 겹쳐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착각하지 말라고. 너 좋으라고 데리러 가는 거 아니니까. 천재 과학자로서 키요마로쨩 같은 뛰어난 두뇌의 인재를 사라지게 놔두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아까우니까 가는 거다.”
“알고 있네. 고마우이.”
“흥.”
낯간지러운 인사에 몸서리를 치며 Dr. M2는 무뚝뚝하게 다시 기계를 조작하기 시작했다. 분명히 거세게 저항할 키요마로를 어떻게 데려올지 막막하긴 했다. 곧 죽어도 갓슈를 돕고 싶어 할 인간을 억지로 데려오려는 것 자체가 틀려먹은 일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죽게 하기엔 정말로 아까운 인간이지. Dr. M2는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설마 뒷방 늙은이가 어명을 받들 날이 올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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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 좌표는 DS메카, 통칭 ‘메카 발칸’ 사건이 해결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의 하굣길이었다. 갑자기 나타난 Dr. M2를 보고 키요마로는 멈칫 멈춰 섰다가 이내 손짓했다. 갓슈가 한참 동네를 휘젓고 다닐 시간이니까 내방에서 얘기해. 당황하거나 화내거나 궁금해 하는 기색도 없는 키요마로의 뒤를 따라 걸으며 Dr. M2는 일이 미묘하게 돌아가는데, 하고 뺨을 긁적였다. 불편한 기분으로 키요마로의 집에 들어와 방으로 안내받고 오렌지 주스까지 대접받고 나서야 Dr. M2는 딱딱하게 굳은 등 근육을 쭉 펼 수 있었다. 그 사이에 혹시라도 갓슈가 들어오지 못하게 방문까지 걸어 잠근 키요마로에게 Dr. M2는 의미심장한 목소리를 내며 물었다.
“물어볼 거 없어, 키요마로쨩?”
“아저씨야말로 나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가득한 얼굴인데.”
키요마로는 가볍게 받아치고는 제 몫의 주스를 단숨에 마시고 입을 열었다.
“당신이 말하기 힘들면 내가 말할게. 이번엔 갓슈가 보냈지? 날 데려오라고.”
Dr. M2는 뜨끔해서 키요마로의 얼굴을 응시했다. 키요마로는 확신에 가득 찬 얼굴로 역시나, 하고 중얼거리더니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거든. 나는 아직 중학생이야. 머리는 좋다고 해도 성인에 비하면 미숙할 수밖에 없다고. 그런데 굳이 지금 시점의 나를 데리러 온 걸 보면 예상 답안은 두어 개밖에는 안 나오거든. 당신이 변태라서 소년이 좋다든가, 아니면 당신의 미래엔 내가 쓸모없는 거지.”
이래서 천재는 곤란하다고 Dr. M2는 생각했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Dr. M2에게 키요마로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내가 갑자기 바보가 된 게 아니라면 당신의 시간대엔 난 이미 죽어서 없는 거야. 그래서 아저씨는 과거의 나를 데리러 온 거고.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난 조만간 죽거나 돌이킬 수 없을 만큼의 데미지를 입는 게 아닐까 싶은데.”
대답하지 못하는 Dr. M2로부터 눈을 떼고 키요마로는 책상 서랍을 뒤적거리더니 눈에 익은 물건을 꺼냈다. DS-18, ‘4대째 거대 발칸’의 모태가 된 장난감이었다.
“갓슈는 내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 거야. 그러니까 당신한테 나를 데려 오라고 부탁했겠지. 나한테 한 번 차여 놓고 일부러 또 차이러 올 만큼 변태는 아니지, 아저씨?”
“그야 그렇지만…….”
“나는 안 가. 여기에서 갓슈를 왕으로 만들 거니까. 내가 있을 곳은 내가 결정한댔지? 설령 죽게 된다고 해도 후회 없이 살기 위해선 여기에 있어야 해. 물론 갓슈는 납득하지 못하겠지만. 그래서 말인데.”
키요마로는 말을 끊고 4대째의 몸체 뚜껑을 열어 속을 보여주었다. 중앙부가 텅 비어 있었다.
“이걸 오늘 완성하고 싶어. 당신이 미래의 갓슈에게 전해줬으면 해. 지금 그 녀석한테 필요한 건 이거거든. 프로그램은 다 짜뒀어. 칩에 넣어 박아뒀지. 가장 중요한 메시지도 담았어. 전기 에너지를 넣으면 재생될 거야. 가장 중요한 동력원이 빠져 있지만.”
“……아아, 그런가.”
Dr. M2가 키요마로를 ‘천재’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단순히 기계 장난감을 만들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DS메카에 든 동력원의 기초가 된 것이 4대째 안에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인간이 마물의 마력을 이용하는 동력원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는 것 자체가 감탄할 만한 일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마계에만 존재할 터인 광물을 어떻게 얻어내 에너지 전도에 이용했는지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방금 전까지는.
“당신이 갖고 있는 4대째에서 동력원을 이식하고 싶어. 아저씨도 알다시피 인간계와 마계의 물질은 좀 다르잖아? 마력을 안정적으로 전도하기 위해선 마계의 것을 써야겠더라고. 협력해.”
“……나는 네 4대째를 보고 동력원의 모티브를 얻었다. 네가 4대째를 완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게 나일 줄은 몰랐지만 말이야. 얼마든지 도와주지, 키요마로쨩. 하지만 갓슈 녀석이 만족하지 못하면 또 데리러 올 수도 있다고.”
“그거라면 걱정 없어.”
키요마로는 씩 웃었다. Dr. M2는 그 한결같은 웃는 얼굴에 또 한 번 태양을 닮은 그 꽃을 떠올렸다. 올곧은 믿음이 눈부셔서 눈을 가늘게 뜨고 지켜보면, 키요마로는 강한 어조로 단언했다.
“그 녀석은 바보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틀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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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4대째를 넘겨받은 Dr. M2는 조금 뜸을 들이다 말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걸 전하는 건 조금 늦어질 텐데 괜찮겠나? 키요마로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타임 패러독스니 뭐니 하는 귀찮은 것 때문이지? 실제로는 지금 처음 4대째를 만난 거지만 아저씨의 기억 속에선 미래의 마계에서 만난 게 처음이니까.”
“그래. 나보다 좀 더 과거의 내가 이걸 보고 동력원을 만들 수 있게 말이지. 미래에서 두고 갔던 물건이니 어떻게 입수했는지 기억이 안 날 수밖에. 시공간을 오가는 짓은 이제 그만두는 게 좋겠다니까. 복잡하기 짝이 없어. 아무튼, 그 다음엔 시간의 흐름에 맡기면 되겠지. 이 장난감이 갓슈에게 주는 네 메시지라는 걸 떠올릴 때까지만 맡아 두마.”
키요마로는 픽 웃더니 타임게이트를 열고 미래의 마계로 넘어가려는 Dr. M2에게 마지막으로 말했다.
“후회 없는 삶을 살게 해 줘서 고마워, 아저씨.”
머지않아 한 번 죽을, 다시 살아난다 해도 오래 살지 못할 인간의 마지막 인사였다. 콧잔등이 절로 시큰거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Dr. M2는 짐짓 켁, 기분 나쁜 소리 마라 하고 쏘아붙이고는 곧바로 타임게이트를 향해 나아갔다. 그리고는 옆에 놓인 4대째를 보며 한 번 들은 적이 있는 메시지를 떠올렸다. 그것이 무겁게 갈앉은 마왕의 마음을 치유할 특효약이라는 데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헤어지게 되더라도 우리들의 마음은 언제나 함께야. 고마워.
“……과거엔 믿음직한 파트너가 함께, 미래엔 그 마음이 담긴 메시지가 함께인가. 복 터졌군, 갓슈․벨. 언제나 키요마로쨩이 함께 있어 주잖아?”
Dr. M2는 짧은 중얼거림을 남기고는, 만개한 해바라기의 시야에서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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